[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네이버가 음성검색 시장에 정식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네앱연구소를 통해 실험을 이어온 인공지능(AI) 대화형 엔진 ‘네이버i(아이)’와 AI플랫폼 클로바의 대화 시스템이 통합된 인공지능 음성 검색 서비스를 22일 정식 오픈했다. 

구글이 선점하고 있는 음성검색 시장 뿐 아니라, SK텔레콤·KT 등이 먼저 뛰어든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시장에도 경쟁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클로바 대화시스템 통합

이날 네이버가 오픈한 인공지능 음성 검색은 네이버-클로바 대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원하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문맥에 따른 검색 기능을 비롯해 ▲음성 명령에 자동으로 뉴스 읽기, 파파고 번역, 앱 실행, 페이지 이동, 가볼만한 곳 추천, 쇼핑 검색, 화면 캡쳐 등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대화형 검색 서비스다.

Voice activation <사진 / 네이버>

특히 이번 정식 오픈을 통해 검색할 때마다 아이콘을 클릭하지 않고 음성으로 호출할 수 있는 'Voice Activation' 기능을 접목했다. 사용자는 네이버앱 안에서 ‘안녕 네이버’, ‘헬로 네이버’, ‘네이버’ 등과 같은 호출명으로 음성 검색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앱을 키고 "안녕 네이버, 지금 상영중인 영화 뭐 있어?"라고 물으면 음성 검색 화면이 자동으로 오픈되고 최신 상영 영화 정보를 보여준다. 음성 호출 기능은 음성 검색 화면 내 왼쪽 상단 메뉴에서 설정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음성 검색에 수년간 연구를 지속해 온 음성인식 및 합성, 자연어 이해, 자연어 생성, 대화 관리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접목한 대화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하면 ▲음성 인식 모듈이 음성 신호를 분석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자연어이해 모듈이 텍스트를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를 판단한 후 ▲대화 관리 모듈이 과거 대화 문맥과 지식 DB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답변을 제공하거나 기능을 실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네이버-클로바 대화 시스템의 핵심 기술들은 기계 학습 기법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와 음성 검색간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학습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이 고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이버-클로바 대화시스템 서희철 리더는 “더욱 편리하고 직관적인 음성 검색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게 됐다”며 “수년간 꾸준히 연구해 온 대화 기술을 이제는 네이버 모바일안에서 서비스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성으로 무장해 급성장하는 음성비서 시장... 경쟁도 한층 고조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 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성인의 46%는 음성비서를 사용한다. 

디바이스별로는 스마트폰을 통해서가 42%로 가장 높다. 이어, 컴퓨터 및 태블릿이 14%를 차지했다. 

인공지능음성인식 스피커 출시가 늘어나면서, 음성인식 검색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 / 뉴스비전e>

음성검색을 하는 주된 이유는 타이핑을 하지 않고도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와 같은 편의성으로 구글의 경우, 모바일 검색 중 음성검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이 비중은 앞으로 빠른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주요 조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의 경쟁도 한층 높아지며, 사업자간 제휴를 통한 시장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최근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의 AI플랫폼 클로바를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를 비롯한 홈미디어에 적용키로 했다. 

<사진 / LG유플러스 제공>

현준용 LG유플러스 AI사업본부장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음성인식 스피커에 질문을 이어갈수 있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했다. 

카카오 역시 현대차와 제휴해, 제네시스 차량에 AI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해 적용범위를 꾸준히 넓히고 있다. 

차량용으로 적용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점으로 역시 편의성이 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행 중 꼭 필요한 분야에 인공지능과 음성인식을 접목함으로써 불필요한 정보로부터 방해 받지 않고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음성인식 기술 개발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편의성을 장점으로, 사용자가 음성 검색을 시작하는 플랫폼인 스마트폰과 스마트스피커는 시가 총액 수백조 원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800조원이 넘는 구글(알파벳)과 960조원이 넘는 애플은 전세계 모바일 OS 시장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OS 점유율 출처) 이들은 구글 어시스턴트, 시리와 같은 인공지능 음성 비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시가총액 30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도 인공지능 음성 비서 빅스비를 서비스 중이다. 

시가총액 610조원을 넘는 아마존은 스마트스피커 시장의 강자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으로 전세계 스마트스피커 시장의 67%를 아마존이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25%로 2위를 차지했다.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스마트스피커 사용률은 2016년 5.8%에서 2017년 13%로 급등한 것에 이어 2019년엔 18.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전통적인 검색사업자인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SKT 등 통신사도 스마트스피커와 인공지능 음성 비서를 출시하며, 음성 검색 시장의 경쟁 상황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호서대 기술전문경영대학원 류민호 교수는 “기존의 검색 시장이 네이버, 카카오, 구글과 같은 검색 사업자 간의 경쟁이었다면, 향후에는 아마존, 애플, 삼성전자, SKT 등 기존에는 검색사업자로 고려되지 않던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사업자들까지 포함하는 무한 경쟁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색 업계 전문가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한국어 DB가 많지 않은 구글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어 처리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스피커와 같은 기본 플랫폼을 장악한 상황인 만큼,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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