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장비 제조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장비 고도화 정책을 발표하며 제조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강국임에도 한국은 LCD의 전공정에 쓰이는 노광장비, 패턴 장비 등 고부가가치 핵심장비에 대해 그간 일본, 네덜란드, 미국 등에 의존해 왔다. 

주성엔지니어링, SFA반도체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국산화를 위해 끊이없이 도전해 온 결과 해외 의존도는 많이 줄였지만, 이제 4차산업 시대로 본격 진입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확실치 않다. 

이에 장비산업의 특성과 세계적 변화 흐름, 그리고  4차산업 시대를 맞아 대비해야 할 방향을 기획 연재를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④주요 기업들의 미래를 위한 진화... ‘토탈 솔루션']

◆'토탈 솔루션' 사업체로 변신하는 장비사들

최근 주요 장비 기업들은  기존의 장비 영역을 넘어 ‘토탈 솔루션’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많은 장비 기업들이 생산 관리 (MES)와 같은 IT 솔루션 및 설계, 유틸리티, 유지/보수 등의 역량을 갖추고, 고객에게 라인, 공장 Turn-key18과 같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워터솔루션 <사진 / 지멘스>

PLC 등의 자동화 설비를 보유한 지멘스는 UGS, 앨런 소프트웨어(Elan Software)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하며 공장 IT 솔루션 역량을 확보한데 이어, 페이스글로벌(Pace Global)을 인수해 리스크 및 에너지 관리 유틸리티 역량도 보강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멘스는 단순한 솔루션 판매가 아닌 공장 레이아웃 컨설팅과 같은 프론트엔지니어링(Front-Engineering)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용접 기기 등의 가공 장비를 판매하는 파나소닉(Panasonic)은 데이타 콜렉션 시스템즈(Data Collection Systems)를 인수하며 MES 등의 공장 솔루션 역량을 강화했다. 이어 파이어프로 시스템즈(Firepro Systems)를 인수하며 안전 및 보안 관리 등의 유틸리티 역량을 강화했다. 

파나소닉은 직접 보유하지 않은 검사 및 물류 장비 등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라인 설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 외에도 GE, 히타치(Hitachi), 록웰(Rockwell)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장비와 IT 솔루션, 엔지니어링 등의 역량을 모두 갖춘 후 고객에게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신 중이다. 

 

◆변신 이유는 HW·SW간 호환성...신흥국일수록 더욱 수요 높아

이와 같이 시장 내에서 여러 역량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사업이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

우선, IoT 기술이 제조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호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니컬 솔루션 센터 <사진 / GE 홈페이지>

과거에는 개별 장비의 성능이 중요했다면, 최근의 제조 패러다임에서는 장비 간 데이터 교환을 통한 원격 조종 및 생산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게 됐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동일한 사업자가 장비와 솔루션을 함께 다루는 것이 장비간 호환성에 있어 훨씬 유리하다. 

GE는 자사가 제공하는 APM19 솔루션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비내의 부품 교체시기, 설계 변경 등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유지 관리 비용을 최소화하고, 예상치 못한 장비 고장도 막아준다고 강조한다. 

이는 GE가 자신들이 제공하는 장비 내의 부품 위치, 설계 구조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고객의 현장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도 ‘토탈 솔루션’의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장에서 다수의 사업자를 관리하는 것보다 하나의 사업자로 단순화시키고 보안 관리를 하는 것이 정보 · 기술 유출의 위험성을 낮출수 있기 때문이다.

실효적인 계산은 각각 차이가 있을수 있다. 다만 구매, 운영 비용 측면에서도 한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이 고객에게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장비와 IT 솔루션 각각을 별도의 사업자에게 구매한다면 각각의 사업자들에게 모두 마진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토탈 솔루션’ 역량을 갖춘 단일 사업자와 거래한다면, 상황에 따라서 장비는 무상으로 제공받고, IT 솔루션만을 장기로 계약해서 사용하는 등 다양한 가격 모델의 활용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GE와 같은 사업자들은 이런 방식을 활용해 탄력적인 가격 정책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토탈 솔루션’은 특히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신흥국 고객들에게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기계가공 장비 기업 DMG Mori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신흥국의 이러한  ‘토탈 솔루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용 공장을 별도로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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