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정 작업 <사진 / 뉴스비전e DB>

[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고객사와 논의중이다. 수주를 받아도 워낙 큰 장비기 때문에 올해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

LG디스플레이에 OLED 인캡슐레이터, 이른바 봉지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가 LGD로의 OLED 장비 공급과 관련해 설명한 말이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를 구축할 P10 공장에 대한 지난친 기대가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4조원에 달하는 투자규모도 어느정도 윤곽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들에 대한 'HOT' 한 기대도 멈추지 않고 커져온게 사실이다. 

OLED 투자에 대한 실리콘네트웍스, 주성엔지니어링, 선익시스템 등 주요 장비업체의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업체 관계자의 설명처럼 수주를 하더라도 정작 올해 매출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인 실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연초 세운 올해 매출 목표에서 LG디스플레이의 P10 공장 관련 수주는 포함하지 않았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 역시 "장비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입고 및 매출 반영 등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기술력으로 각광을 받아도, LG디스플레이 역시 애플 등 최종 공급처에게는 부품사이기 때문에 장비 선정에 있어 이들의 영향이 전혀 없는것이 아니라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수율문제에 있어 LG디스플레이 역시 고객사인 애플의 요구에 충족하려면, 캐논도키⋅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카티바와 같은 해외 주력장비 회사들로부터 받는 장비 의존도를 낮추는게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업계는 전한다. 

선익시스템, 야스와 같은 국내 장비사들의 기술력도 많이 높아진게 사실이지만, 공정과정에 있어 지금까지 자리를 잡아온 업체들의 비중을 어느정도 둬야 고객사에게 신뢰도를 줄 수 있는 이른바 '모양새'를 맞추는 격이라는 거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도시바 인수 우선협상자로 21일 선정되면서, 3D 낸드를 비롯한 반도체 장비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됐다. 

반도체 장비 분야 일본 회사들을 살펴보면, 노광장치에 니콘등의 비중이 낮아지긴 했지만, 세정장비 분야에 대일본스크린, 현상장비에서 도쿄일렉트론 이외 어드반테스트 등 일본 기업들이 미국의 ASML, RAM Research, 테러다인 등과 경쟁하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테러다인과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장비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 국내 기업 유니테스트도 선점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세정장비 세메스, 봉지장비 주성엔지니어링, 검사장비 유니테스트, 이외 선인시스템과 야스 모두 업계에서는 기술력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당초 일본 장비업체들이 공적자금이 들어간 일본산업혁신기구(INCJ)와 연대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인수를 검토했던 배경에도, 기존 매출처를 지키려는 취지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치 정부 자금이 들어가 있던 하이닉스를 SK그룹이 인수하기전 협력사가 연대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과 비교할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에 있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건 긍정적이지만, 장비업체들의 외형이 급작스럽게 커질 것이라는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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